[후..이 일기장의 정체는 뭐지?
참 아이러니하군. 그냥 사랑얘기..?
뭐 이런건가?]
06. 12
오늘 그녀를 만났다. 그녀의 이름은
에일린이다. 우리는 카페에 가서 이런 저런
소극적인 이야기를 건네며 시간을 보냈다.
에일린은 나의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나에 대한 마음을 점차 열기 시작했다.
우리는 대화가 잘 이어져갔고 나도
이제껏 숨겨왔던 그녀에 대한 좋은 감정을
이루 말할 수 있게되었다. 흐뭇하다.
내 계획이 무산되지는 않았군.
이 일기장은 누구에게 보여주기식의
그런 이야기인듯하다. 아무래도 이 일기장을
내가 주웠으니 그 사람의 의도와는 조금
달라졌는가. 사실 그녀에게 보여주기위한
일기는 아니었을까. 여러가지의 생각들이
난무하였다. 작가인 나는 이게 왠 횡제냐며
좋아라했지만 앞으로 이 일기장의 행방은
어떻게 될런지, 까마득하다.
도사가 되기 위함의 결정체는 물론
신선이 되는 일은 매우 어렵기
마련이다. 도교를 숭배하는 자의 목표는
'타오'와의 합일을 지향하고, 불로불사의
신선이 되는 것을 말한다.
설령 신선이 될 수는 없다 해도 현세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염원
때문에 도교에서는 다양한 방술들이
만들어 졌다.
이러한 뜻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읽고 있는 이 일기장의 주인은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 것 없어보이지만 나는 알 것 같다.
진짜 이 일기장의 정체가 무엇인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때의 그 날을
어떻게 잊겠습니까.
에일린은 아무 죄가 없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에일린은...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갑자기 속죄의 말을 뜻하는 글이
새어나왔다. 도중에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는 안적혀있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상황은 이미 벌어졌고, 그때의 그 날은
적혀있지 않은 그 날을 의미하는 것 같다.
제대로 앞서 판단해본다. 머리가 지끈
거리고 눈앞이 깜깜하다.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니, 아무런 기억도
하고 싶지 않다. 끔찍했던 그 날의 기억은
부디 에일린에게 알리지 말 것을..
충동적이었던 내 행동은 책임을 질 수
있을만큼의 책임만 묻는건데, 왜 그랬을까.
후회스럽다.
인간이기에 저지를 수 있는 일..
아니. 절대 인간은 저지를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스스로 인지해선 안된다.
선택의 갈림길에 서서 다시 되묻는다.
A와 B,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사랑? 권력?
우리(도사)에게 있어 권력은 힘의
상징이 아니다. 권력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인간에게 권력은 힘이다.
누구도 맞서지 못할 막대한 힘을 말한다.
그 힘을 가지고 싶었던 건가.
사랑은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이다.
인간에게 있어 사랑은 사치다.
인간은 사랑을 부려먹는다.
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돕지 않는다.
일기장의 주인은 사랑을 선택했을까.
권력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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