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선물] 2 - 깨어난 능력
따분한 글씨체

[마법사의 선물] 2 - 깨어난 능력

by cryptocluelab 2019. 4. 4.

어릴때부터 난 어른들의 언어에

귀를 기울였고, 적절한 타이밍에

같은 공감대를 이루었다.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선명하다..

 

 

어른들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어느샌가 나 자신에게서

찾아보지 못한 기억들이 마구

샘솟는듯했다. 그때의 난 너무

어렸기에 모두의 말을 듣고

충분히 이해할 순 없었지만

무언가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건

알고 있었다. 나의 기억 속에는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있었다.

[충분히 들은 것 같은데 이제 좀

그만 말하지. 이제 지겨워졌어.]

[너의 행동은 정말이지. 이해가

안가는구나. 나는 이제껏 너를

맞춰가며 충분히 배려했다고

생각했는데..넌 아니었구나.]

그렇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오던

나의 친누나는 이제껏 배려만

하고 살았다. 나는 그런 누나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성인이 되고나서부터 우리 둘은

떨어져 지낸지 1년이 넘었다.

아직도 누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같이 자랐는데도 생각하는 관점이

너무나도 다른 우리는 연을

끊었다. 앞으로도 계속,

누나를 보지 않을 것이다.

동생은 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어릴 적, 해변가에서

놀다가 엄마와 아빠는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즐기겠다며

저 멀리 배를 타고 떠났다.

그 뒤로 배와 부모님의 소식이

끊긴 뒤, 우리는 낯선 집에서

살게 되었다. 먹을 것, 입을 것,

사고싶은 것은 물론 너무나

풍족했던 우리에게 닥쳐온

이 시련은..고작,,12살이었던

내겐 강한 트라우마로 남았다.

동생은 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세월 속은 못이긴다지. 긴 시간이

흐르다 못해 미워진 가슴은

서서히 풀리게 되었다. 아무쪼록

동생은 나에게 많이도 기댔다.

특이했던 성격 탓에 친구 하나 없이

있는 거라곤 친누나밖에 없어서

많이 기댔는데..나는 동생에게

기대했던 만큼 잘해주진 못했다.

그게 지금도 가슴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와 동생은 무척 다르다는 걸

나는 너무 일찍 깨달아버렸다.

누나와의 작별을 생각으로

더듬는다. 아무런 기억도,

아무런 향기도 나지 않는다.

이 곳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나는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참을 기억해내려고

발버둥을 치던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따르릉]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루카스 작가님

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출간한 책에 대해 피드백을

걸어오는 독자분들이 꽤

많아서 제가 메일로 보내드렸

어요. 확인해주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짧은 통화를 마치고 나는 일에

집중해버렸다. 나는 작가다.

미처 알지 못한 재능은 남들을

현혹시킬 수 있는 이야기를

잘 꾸며낸 덕에 빛을 발했다.

엄청 유명하진 않지만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작가다.

 

 

부러진 울타리를 재공사한다.

경험도 없고, 늘 공허했던 나는

절실한 희망이 필요했다.

그것은 부러진 울타리를 짓는 일.

나름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 보였다.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모두 보여

주고 싶었으니까.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 제자리를 찾고 있었다.

끝없는 방황 속에 나를 살게

했던건 온전히 나였다.

그리고 나, 나 자신이었다.

단지, 그 이유였다.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