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게임 한 번 해볼까? 다들 핸드폰 올려봐. 저녁 먹는 동안 오는 모든 걸 공유하는 거야.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 할 것 없이 싹!" 오랜만의 커플 모임에서 한 명이 게임을 제안합니다. 바로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통화한 내용부터 문자, 이메일까지 모두 공유하자고 한 것입니다. 흔쾌히 게임을 시작하게 된 이들의 비밀들이 핸드폰을 통해서 들통나게 되고 처음 게임을 제안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상하지 못한 결말로 흘러가게 됩니다. 이제껏 상상한 모든 예측들이 빗나갑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2016년에 개봉한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리메이크 하였습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1984년 겨울 속초 영랑호에서 얼음 낚시를 하다가 월식을 감상하는 소년들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34년 뒤, 소년들은 모두 장성을 하였으며, 서로끼리는 물론이고 배우자끼리도 매우 친밀하게 지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월식을 맞아서 석호 부부의 새 집으로 집들이를 하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각자들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좋은데다가 서로 화기애애한 모습들을 보이는 등의 상당히 행복한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다들 어느 정도의 말못할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석호, 예진 부부는 속도위반으로 결혼을 해서 딸인 소영이의 사생활에 대해 매우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태수, 수현 부부는 서로의 취향이 확고하게 다르며,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모습들을 자주 보여줍니다. 준모, 세경 부부는 서로 굉장히 다정다감하고 잉꼬부부 티를 내지만, 세경은 준모가 사업 여러 개를 이미 말아먹은 것을 매우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배는 이혼을 한 후 애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혼자 오게 됩니다.
즐겁게 저녁 식사를 즐기고 차분히 대화를 나누던 도중, 핸드폰과 개인 정보들이 주제로 떠오르게 되고, 예진의 제안으로 저녁 식사가 끝날 때까지 서로의 핸드폰으로 오는 모든 내용들을 공유하는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문자는 물론 통화마저도 스피커폰으로 하는, 완전공개를 선언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석호가 딸 소영의 핸드폰으로 준모에게 바람을 암시해주는 문자를 보내는 장난을 치거나 영배의 아버지인 예전 초등학교 교장의 통화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점점 서로에게 숨기고 있었던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점점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서로 간에 품고 있던 자격지심이나 상대에 대한 원망들이 예상 외로 너무 많았던 것이었습니다. 석호, 예진, 태수, 수현, 영배, 준모, 세경은 각각 저마다의 다른 속사정들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서로를 더 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로 보이지만 정작 그들의 핸드폰을 통해서 예상치 못한 일들로 파국에 치닫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비밀들과 추한 면모들이 하나둘씩 밝혀질 때마다 분위기는 처참해지고, 어찌어찌 잘 넘기려고 하나 새로운 건수가 끊이질 않습니다. 급기야 태수의 동성 불륜 의혹과 수현의 온라인 불륜 의혹들이 맞붙게 되고 이혼 직전까지 가게 됩니다. 세경은 준모의 파렴치한 행적들에 대해 충격을 먹게 됩니다. 수현이 떠난 뒤, 결국 보다 못한 영배는 커밍아웃을 하게 되고, 분위기는 씁쓸하게 가라앉게 됩니다. 세경은 영배에게 "민수를 데려오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다"라며 나머지의 사람들을 모두 디스하고, 준모에게 받은 반지를 빼서 식탁에 냅다 던지고 퇴장하게 됩니다.
이후 게임을 하지 않은 상황으로 바뀌게 됩니다. 퇴장한 세경은 여전히 준모와 알콩달콩하는 등의 이전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전혀 모르는 모습들을 보입니다. 아마 석호의 반대로 게임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만 믿고 부부 모임에 아주 적나라하게 핸드폰을 걸고 게임을 제안했지만, 처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예상하지 못한 반전들이 엄습해오면서 이 모습을 지켜보는 관객들에게는 코미디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고 예상치 못한 반전들이 나오면서 의외로 스토리가 재밌었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삶과 관계에서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한 식탁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핸드폰에 도착하는 문자, 전화, 등을 공개하는 순간, 상상 이상의 흥미로운 상황들이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비밀들을 감추려하는 처절한 움직임과 타인의 비밀들을 캐내려는 동물적인 감각이 맞물린 상황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반전의 연속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코미디한 영화입니다. 하하호호 웃다가도 갑자기 정적이 흐르면서 긴장감이 맴도는 것이나 완전 막장으로 치닫기 전에 완급조절을 하는 연출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마치 연극 무대처럼 7인의 주동인물이 극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감상을 하다 보면 주동인물 중 2명의 공간들이 따로 등장하거나, 여성 캐릭터 3인이 소동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퇴장을 하고 남성 4인에게 포커스가 돌아갔다가 다시 여성 3인에게 포커스되거나 하는 연극의 막 같은 부분들이 있는 것도 감상하기에 좋은 작품입니다.
핸드폰을 통한 사회적 관계들을 극화한 것으로, 목소리 출연도 9인이나 되는데 모두 까메오 출신이라고 합니다. 교장선생님인 영배의 아버지는 이순재, 그 외에 라미란, 조정석, 김민교, 진선규, 정석용, 등이 목소리 출연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7인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전개를 함으로써 인물들에게 클로즈업되어 볼 수 있는 표정, 상황, 등에 따른 음식들도 이 작품의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서 나오는 태수의 평소 모습들은 아내를 매도하고, 사소한 행동들까지 통제하려 드는 매우 가부장적인 인물로 보이지만, 사실 거리낌없이 불륜을 저지르고 전재산을 날려먹고 아내에게 태연하게 숨기는 대부분의 인물들보다는 그나마 양호한 편입니다. 아내를 매몰차게 대하는 듯 하지만, 마지막 가상 파트에서 속으로는 변함없이 아내를 사랑하고 있다는 묘사가 확실하게 나오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부인을 둔 남편, 남편을 둔 아내라면 코믹스러운 이 영화를 한번쯤 보는 것도 한바탕 웃으며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본인의 동반자가 마음에 내키지 않아도 안쓰러운 동반자의 뒷모습을 보았다면 이 영화의 속깊은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원히 '완벽한 타인'이길 바랬던, '완벽한 타인'이었던 영화 <완벽한 타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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