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세대, 게임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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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세대, 게임을 바꾸다

by cozy corner 2019. 1. 30.

최근 중·고등학생은 PC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했고, 함께 자란 세대이며 24시간 폰을 항상 옆에 두고 생활합니다. 그러다 보니 필요한 일도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처리하게 되죠. 궁금한 것이 생기면 PC를 켜고 포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영상을 검색합니다.


유튜브를 포털처럼 쓰는 것도 스마트폰 세대의 특징이죠. 물론 성인들도 폰으로 게임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어린시절에 온라인게임을 주로 하며 자란 30대 이상은 '그래도 게임은 PC지'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온라인게임 주 연령대가 10대에서 20대였으나, 지금은 30대 이상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장 큰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로스트아크'가 청소년이용불가로 서비스 중이라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데요. 이를 종합해보면 바야흐로 자녀는 폰으로, 부모는 PC로 각각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온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10대들의 움직임은 작년부터 게임 시장에서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게임, 직접 하지 않고 영상으로 본다

10대의 영향력을 가장 크게 실감할 수 있는 분야는 바로 '보는 게임'인데요. 게임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하는 것을 지켜보는 실시간 방송이 크게 인기를 끈 것인데요. 특히 스마트폰 및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이 점차 발전하면서 폰을 들고 다니며 영상을 보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5분 이내로 끝나는 영상에 대세로 떠오른 이유는 TV나 PC가 아니라 폰으로 영상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게임 개인방송 플랫폼으로 유명한 트위치가 작년 12월에 발표한 2018년 결산 자료에 따르면 트위치에서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 수는 약 20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늘었고, 평균 시청자는 100만 명 이상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포트나이트' 방송으로 유명세에 오른 스트리머 '닌자'는 미국 전국구 토크쇼로 알려진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 출연하면서 개인방송의 사회적인 위상이 얼마나 올랐는가를 보여주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개인방송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게임인데요. 트위치를 비롯하여,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주요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 영상은 대전 위주 게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포트나이트'와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도타 2'처럼 다른 유저와의 대결을 중심으로 한 게임들이 단골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이 대세로 자리잡은 이유 중의 하나는 개인방송을 주로 시청하는 10대와 20대가 평소에 즐겨 하는 게임이 한 판씩 즐기는 대전 게임이기 때문인데요. 이와 함께 주목할 또 다른 묘미는 바로 채팅입니다. 개인방송은 일방적으로 진행자가 이야기를 주도하지 않습니다. 진행자와 시청자가 채팅을 통해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방송을 이끌어나갑니다.



대전 게임은 소위 말하는 '훈수 두는 재미'를 느끼기에 적합한 소재인 것이죠.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해지는 부분은 짧게 즐기는 대전 게임이 왜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느냐는 것인데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일을 해결하는 10대의 생활 패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2017년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Z세대(1995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세대)가 특정 콘텐츠에 집중하는 시간은 약 '8초'입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부분은 10대가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에 능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중고등학생이 폰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게임하면서 동시에 웹툰도 보고, 영상을 보며 게임도 한다는 것입니다.이러한 일상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게임 역시 하나를 몇 개월씩 붙잡고 하는 MMORPG보다 같은 시간에 여러 판을 즐기는 대전 게임에 끌리는 것이죠.



MMORPG의 경우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게임을 하며 다른 일을 할 시간을 벌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 판씩 끊어지는 대전 게임이라면 상대적으로 시간을 덜 들여도, 보다 다양한 일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콘텐츠를 짧게 소비하는 10대의 경향이 대전 게임의 인기와 여기에 부합하는 개인방송의 발전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모바일에서 난공불락으로 통했던 슈팅과 AOS의 부상

앞서 소개한 게임 플레이 경향은 모바일 시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의 발표에 따르면 만 16세부터 24세 사이는 좋아하는 게임에 한 달에 평균 5시간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만 25세 이상이 평균 9시간을 썼다는 것과 비교해보면 게임에 들이는 시간이 기존보다 적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가 발표한 작년 12월 디지털 게임 매출 순위 1위 역시 텐센트의 모바일 AOS '왕자영요(아너 오브 킹)'입니다. '왕자영요'는 모바일 버전 '리그 오브 레전드'라 불릴 정도로 세심한 조작들이 요구되는 게임이죠. 이러한 게임이 한국보다 스마트폰이 다소 늦게 보급된 중국 현지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이용자를 끌어 모았는데요. PC가 아닌 폰으로 AOS를 즐기는데에 익숙한 유저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슈팅과 AOS는 PC 혹은 콘솔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모바일로는 즐기기 어려운 장르로도 통했습니다. 하지만 2~3살부터 스마트폰을 만지며 자라난 10대에게는 오히려 더 편합니다. 예전에는 난공불락이라 여겨졌던 모바일 FPS나 AOS가 터치에 익숙하고, 짧게 즐기는 게임에 익숙한 세대와 만나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죠.



작년에 출시된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즈'는 PC에서도 조직이 복잡하기로 유명한 RTS를 모바일에서도 즐기기 쉽게 출시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장 전체적으로 생각하면 RPG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들을 개척할 적기가 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도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장르는 바로 RPG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현재 중고등학생들은 게임 하나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고, 게임 하나를 오래 붙들고 즐기는 것도 낯설죠. 이보다는 단판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게임을 동시에 소화하는 것에 능합니다. 앞으로도 모바일에서 떠오르는 장르 역시 하루에 몇 판씩, 짧게 즐길 수 있는 대전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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